[논문] 성경전서(1911) 번역사

성경전서 번역사 (p. 21)

유니크 바이블(unique Bible) 2024. 12. 29. 01:10

p. 21
 
있도록” 새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89) 당시 임영빈 총무는 “50주년 기념을 맞이해서 우리성서가 더 부드럽고 가장 현대적인 표현을 가진 번역문학 가운데서 최고봉에 달하는 번 역을 해 보려는 야심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90)
 
                              결론
 
     오늘 한글 성경 완역과 출판 제2 희년을 맞아 제1희년 때 강력하게 요청했던 새 번역 의 필요를 반복하지 않을 수 없다. 1911년 최초의 한글 성경전서의 출판과 그 번역과 반포 에 대한 역사적 의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교회 제1세대 (1879-1910)는 황무지에서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고, 헌신적으로 반포하였으며, 신약 성경 을 읽은 교인들은 회개와 부흥으로 한국 교회를 세웠다. 제1세대는 성경전서를 완역 출판하 여 일제 강점기를 맞는 제2세대(1910-1945)에게 물려주었다. 1911년부터 약 30년간 제2 세대 한국교회는 이 구역본 《셩경젼셔》를 읽고 묵상하면서 고난의 식민지 시대를 인내한 동시에, 다음 세대를 위해서 1938년에 《셩경젼셔 개역》을 완역 출판했다. 해방 이후 3세 대(1945-1979)는 새로운 성경 역본으로 《공동번역 성서》(1977)를 만들었고, 4세대 (1980-2010)는 《성경전서 표준새번역》(1993)을 출판했다. 그러나 공동번역과 새번역은 대다수 교회가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성경전서 개역개정판》(1998)으로 물러나 타협했다. 이 논문의 첫 사진에 있는 이사야 9장의 5절의 번역들을 비교해보자.
 

1911년 구역: 싸흠ᄒᆞᆯ ㅅ대(때)에 병뎡의 제구와 피 뭇은 복쟝이 다 쇼화ᄒᆞ야 불의 섭이 되리라
1938년 개역: 어지러이 싸후ᄂᆞᆫ군인의 갑옷과 피뭇은 복쟝이 불에 섭갓치 사라지리니
1961년 개역: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의 갑옷과 피묻은 복장이 불에 섶같이 살아지리니
1997년 공동번역: 마구 짓밟던 군화, 피투성이 된 군복은 불에 타 사라질 것입니다.
1993년 새번역: 침략자의 군화와 피묻은 군복이 모두 땔감이 되어서, 불에 타 없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91) 1998년 개역개정역: 어지러이 싸우는 군인들의 신과 피 묻은 겉옷이 불에 섶 같이 살라지리니

 
     결국 현재 한국교회는 제5세대에게 제2세대가 70여 년 전에 번역 출판한 개역본을 일 부 수정해서 주고 있다. 개역본(1938)--그 철자법만 고친 새 맞춤법 개역판(1961)이나 개역개정판(1998) 포함--은 1911년 구역본 성경전서에 비해 더 보수적인 신학과 일본어 의 영향 하에서 이루어진 번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개신교회는 조상의 유산에 만족하며 70년 전에 만들어 놓은 영적 양식을 후세대에게 주고 있다. 오늘 성경전서 완역 출판 제2희년을 기념하는 우리의 마음이 가볍지만 않은 것은 구태의연한 교회에 식상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한국 개신교회는 제2세대에, 특히 1920년대에 정체성과 수구성으로 인해 비판의 표적이 되었다. <기독신보>는 1919년 9월에 벌써 다음과 같은 사설을 실었다.
 
                                                                       

89) 김찬국, “성서 ‘새 번역’에 대한 제언,” <성서한국> 6-3 (1960년 6월): 6.
90) “방송 좌담회: 성서와 우리문화,” <성서한국> 한국어성서완역 희년특집호 (1960년 5월): 46.
91) 1989년 영어 NSRV: “For all the boots of the tramping warriors and all the garments rolled in blood shall be burned as fuel for the f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