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1
구역본 성경전서(1911)의 번역, 출판, 반포의 역사적 의미
옥성득 (UCLA, 한국기독교 석좌 교수)
서론
기독교는 말씀의 종교요 번역의 종교이다. 이슬람교가 아랍어를 거룩한 언어로 여기고 코란의 번역을 금지하는 근본주의를 고수하는 반면, 하나님의 말씀인 기독교의 성경은 한 지역의 본토말로 토착화되는 번역성과 다양성을 지향하며, 이 성육신의 원리는 기독교 선교 의 첫째 원리가 된다. 예수는 한 지역의 말과 문화로 번역되고 육화하면서 수평적으로 확장 되는 동시에, 인간의 죄악성에 도전하는 새 언어와 대안 문화를 창출하는 수직성을 지향한 다. 다양한 문화의 옷을 입은 번역된 예수의 모습들이 함께 모여 종말의 우주적 그리스도는 완성되어 간다.
성서공회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번역하고 출판하고 반포하는 복음전도 기관이다. 성경의 번역, 출판, 반포는 편의상 분리된 세 가지 사업이지만 실상은 연결된 하나의 사역 이다. 하나님께서는 이 삼위일체적인 성서 사업을 통해서 개인과 교회와 민족을 변화시키시 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루시고 그 나라를 영원하게 하신다.
1910년 4월 2일 전주에서 구약 번역자회를 책임지고 있던 레널즈(William D. Reynolds)는 서울의 밀러(Hugh Miller) 총무에게 “번역 다 되엇소”라는 전보를 보냈다.1) 한국에 개신교가 들어온 지 30년 만에 구약전서 번역이 완성되고, 이듬해 3월 첫 한글 구 신약전서가 출판되었다. 1882년 첫 복음서와 1887년 로스본 첫 신약전서 《예수셩교젼셔》 가 만주 심양에서 발간된 후, 1906년에 성서위원회 공인본 《신약젼셔》가 일본 요코하마 에서 출판되었고, 위원회 임시본인 구약전서가 1910년 4월에 완역되면서, 1910년 말에 인 쇄에 들어가 1911년 3월 《셩경젼셔》(구역본, 구약 2,650면 신약 774면, 천연색 지도 포 함)가 일본 요코하마에서 20,000부가 출간되었다. 한국인, 미국인, 영국인, 일본인 네 나라 사람의 합작품이었다. 한글 신약전서, 한문 성경, 혹은 구약 단권 성경만 읽던 한국 개신교 회는 1911년부터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온전한 성서를 한글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1911 년 5월 성서주일에 모든 한국 개신교회는 성경전서 출판 감사 예배를 드렸다.
오늘 출판 100주년을 기념하는 구역본 《셩경젼셔》는 한글 최초의 성경전서로서 1938년 개역본 《셩경젼셔》가 출판될 때까지 일제 식민지 시대 한국 개신교 형성과 발전 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1911년 《셩경젼셔》의 번역, 출판, 반포의 역사는 이미 필자가 공저한 《대한성서공회사》 1,2권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 논문에서는 그 역사를 새로 발굴한 자료로 보완하면서, 이 세 분야의 특징과 역사적 의미를 해석하는 데 중점을 두려고 한다. 성경의 번역, 출판, 반포의 역사에 대한 당대의 인식과 첫 희년(1960) 때의 역사 인식과 문제의식도 살펴보려고 한다. 그동안 이용되지 않았던 1910년대 <기독신보> 에 실린 성서공회 기사와 광고들을 통해 공회가 일반 독자와 교인들에게 어떻게 다가가려고 했는지도 분석하려고 한다. 번역 사업은 개신교 한글 성경 번역이 시작된 1876년부터 성경 전서가 완역된 1910년까지를 다루고, 출판과 반포 사업은 성경전서 발간 이전과 함께 발간 이후 첫 10년간인 1911년부터 1920년까지를 주로 다루려고 한다.
1) 밀러 총무는 4월 4일 레널즈에게 성경 번역 완성 축하 전보를 보내면서 그와 남장로회 선교회에 감사했다.
'[논문] 성경전서(1911) 번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경전서 번역사 (p. 5) (0) | 2024.12.28 |
---|---|
성경전서 번역사 (p. 4) (0) | 2024.12.28 |
성경전서 번역사 (P. 3) (0) | 2024.12.28 |
성경전서 번역사 (P. 2) (0) | 2024.12.28 |
성경전서(1911년) 번역사 [연구 논문 - pdf 다운] (0) | 2024.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