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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는 이 추상적이고 영적인 진리를 표현하는 말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표현을 만들거 나 그림과 설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달했다. 그러나 그들이 이 의미를 상당 부분 이해했을 때 에도 다른 어려움이 있었는데, 그들이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딱딱한 고어체인 한자식 한 국어로 표현 하지 않도록 감독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동양 학자들의 고질적인 성향이었고, 충 분히 명료하고 단순한 용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것은 흔히 거의 불가능했다. 그래서 특히 처음 에는 복음서의 서너 절을 번역하는 데 때때로 하루 종일을 보내기도 했는데, 먼저 원문의 의미 에 대해서 번역자들 사이에 토론하고, 그 후에 한국어로 번역하는 것에 대해서 한국인들과 지 겨울 정도로 오랫동안 토의하고 논쟁했다.12)
선교사 번역자들과 한국인 번역조사들은 원어와 한국어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끊임없 이 모색하고 협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서울의 번역조사들은 과거 심양의 로스의 조 사들과 달리 한문에 능한 학자들이었으므로 자연히 번역자회 역본은 한문 용어가 증가했다. 번역자들 간의 번역 이론 논쟁, 혹은 “가감 없이 원문의 뜻을 그대로 옮긴다.”는 ‘직역’의 의 미에 대한 이해 차이 때문에 1916년 언더우드가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1923년에 게일은 번역자회를 사임하게 된다.13)
게일은 1909년 신약전서가 완성된 후 이를 회고하면서, 1세기 유대-그리스-로마 문화 에서 기록된 헬라어 신약 본문을 한문 문화권에 있던 19세기말 20세기 초 한국에서 한글로 번역하는 일은 뉴욕의 60층 생명보험회사 건물을 짓는 것보다 더 큰 공사로 10년 이상이 소요되었다고 정리했다. 그는 성경 번역은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인간의 끝없는 필요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일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를 파는 일보다 더 힘들다고 평가했다.14) 게일은 한국(구)어가 복음서 번역에 더 맞는 언어라고 생각했다.
한국어는 단순한 말로서, 고정된 법칙과 출판된 문헌에 의해 인위적으로 구성된 영어와 다르 다. 한국어는 복음서 시대에 속한다. 그래서 로마서나 갈라디아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열심 히 수고하지만, 반면에 복음서는 한국어로 아름답게 진술된다. 한국어는 삶의 단순한 일상은 아주 적절하게 표현하지만, 경어법과 한자어로 때문에 배우기 어려운 언어이다.15)
따라서 예수의 생애와 일화와 비유를 담은 복음서는 구어체로 번역하고, 바울의 교리가 집 중된 로마서나 갈라디아서는 자연히 문어체로 번역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1910년까지 성경 번역은, 조선 시대 문어체와 한문 어휘에 매여 있던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20세기 초 구어 체를 포함하는 근대 언어로 발전, 재편시키는 과정이었다. 이를 위해 번역자들은 조선 시대 에 출간된 언해본의 한글 어휘뿐만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살아있는 민중의 입말(구어)을 배우고 정리하여 성경 언어로 수용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게일은 1910년 6월 연례보고서에 서 성경 완역의 어려움을 다음과 같이 토로했다.
우리는 여러 해의 사역의 결과인 간단한 한글로 된 성경전서가 출간되기를 기다린다. 이 작업
12) Ibid. 298.
13) 게일은 직역은 원문의 ‘뜻’을 가감 없이 전달해야 하므로 “Good Morning"을 ”좋은 아침“이라고 번역하는 것 은 직역이 아니라고 보았다. (James S. Gale, "Bible Translation," Korea Mission Field [jan. 1917]: 7.)
14) James S. Gale, Korea in Transition (New York: Young People's Missionary Movement of the Us and Canada, 1909), 175.
15) Ibid.,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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