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성경전서(1911) 번역사

성경전서 번역사 (p. 22)

유니크 바이블(unique Bible) 2024. 12. 29. 01:15

p. 22
 

혹자의 말에 단순한 신앙만 양성할 것이고 복잡한 지식을 요구할 의미가 없다. 지식이 부하면 신앙이 박하다 하나니, 보라 신앙 30 성상에 우리 교회가 사회를 위하여 착수한 것이 무엇이 냐.... 교회를 위하여 한 것이 무엇이냐. 일례로만 말할진대, 구신약전서에 대한 주석 1권도 출 세시킴은 제2문제로 하여보자는 관념인들 누가 입에 걸어보기나 있었나 없었나 회상하여 보 라.... 이는 지식의 천박한 결과가 아니리오.... 우리 그리스도 교회는 노동자를 賤하게 보지 않 고 지식자를 輕하게 여기지 아니하노라.... 노동자가 없는 세계에는 창작물이 乏할 것이오, 지 식자가 없는 사회에는 이해력이 絶하리니, 창작물이 없으면 경제방면이 退縮하여 질 것이요, 이해력이 없으면 변천시대를 두려워 할 따름이리니, 이 두 가지 긴절한 문제를 어찌 몽상에 부 치리오.92)

 
사설은 한국 개신교가 첫 세대를 지내고 2세대를 맞이하는 단계에서, 성경전서에 대한 주석 서 1권도 만들지 못한 신학 빈곤, 반지성주의를 통렬히 비판했다.93) 또한 노동자 문제와 경 제 방면에도 적극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도전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한국교회는 1920년대에 수구 세력, 소통 부재의 공동체로 비판받았다.
 
     1920년대와 2010년대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성경의 번역과 한글 주석서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독교가 번역의 종교이지만, 성경 주석까지 번역서에 의존하는 것은 학문적 불성실이다. ‘번역 성서’의 시대는 영원하지만, ‘번역 신학’의 시대는 지나갔다. 한국 교회는 당분간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분발하여 원문에 충실하면 서, 누구나 쉽게 읽고 (대중성), 외우기 좋고 (구전 전통), 성경 각 권이 양식과 특성이 살 아 있고, 어휘가 통일된 새 성경전서 판본을 만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고 번역자를 기르 고 투자해야 할 것이다.94) 현대 한국어로 번역된 《성경전서 새번역》(2001)을 열린 마음 으로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지속적인 수정 작업을 병행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제1세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수고한 구역본 성경전서의 번역 과정을 깊이 참 고할 필요가 있다. 100년 전 번역자들은 일본어에 물들지 않은 세대였고, 이들은 한글다운 한글을 지키고 물려주기 위해서 일제 식민 통치가 시작되기 전에 번역을 완성하려고 노력했 기 때문이다.
 
                                                                         

92) 사설, “世界的 二大 勢力에셔 脅迫밧을 朝鮮敎會,” <基督申報>, 1919년 9월 24
93) 한국교회는 1930년대까지 중국 선교 백주년 기념 한문 주석서 시리즈를 번역하여 사용했다. 1930년대 초에 아빙돈 주석서 번역에 대한 반대도 한국교회의 반지성주의를 보여준다.
94) 참고 문익환, “성서 새 번역에 대한 제언: 성서번역은 이렇게,” <성서한국> 6-4 (1960년 12월):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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