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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9년 성서주일을 맞아 밀러 총무는 4월 30일 <기독신보> 사설에 “성경 공부의 긴 요”라는 미국 대통령 윌슨의 과거 연설문을 번역하여 실었다. 다음은 그 요약이다.
1. 일반 교육과 교회 교육의 차이: 물질적 신발명과 과학적 사상이 성경의 가르침을 방해하지 않는다. 새 학설과 신발명은 모두 하나님께서 만드신 피조물에 관한 것이다. 일반 학교는 만물 에 드러난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고, 교회는 기록한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가르친다. 2. 성 경의 제일(齊一): 성경은 건전하고 가지런하며 순결하며 허문이 없다. 선지자나 사도라도 허물 과 결점까지 있는 그대로 적었다. 이를 통해 각자 영혼을 찾게 한다.
3. 성경과 인생: 무형한 것과 싸우는 인생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제력이다. 도시와 나라를 다스리 는 근본은 제 몸을 다스리는 것이다. 4. 성경은 각자를 비추는 빛: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 님의 명령에 복종함으로 절제하는 힘을 얻는다. 5. 성경은 매일 읽어야 한다. 6. 주일학교에서 성경을 가르칠 때: 배고픈 자에게 밥을 주는 것으로 족하지, 밥의 화학적 성분을 가르칠 필요 는 없다. 말씀 그대로 아동에게 줄 것. 암송도 중요하다. 순수한 말씀을 주면, 양식의 소화는 각자 할 수 있다.51)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사람들의 손에 넣어주면 성경 자체의 힘으로 사람들이 변한다는 믿 음이 공회 사업의 기초였고, 밀러 총무는 시대와 지역을 초월하는 성경이 순수한 말씀 그대 로 교회와 주일학교에서 가르쳐지기를 희망했던 윌슨의 입장을 지지했다.52)
3. 반포 사업과 권서 활동의 역사적 의미
한국 개신교회와 선교사들은 성경 자체의 힘을 신뢰하고 전국 방방곡곡에 성서를 반포 하는 것이 복음화의 첫 걸음임을 의심하지 않았다. 1910년대 성서공회의 반포 사업은 네 가지 방법, 곧 선교사, 서점, 권서, 부인권서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 이 권서와 부인권서를 통한 직접 반포로, “기록된 말씀을 살아있는 목소리로 전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있었기 때문이다.53) 당나귀에 복음 짐을 싣고 마을과 장터를 방문하여 성경을 판매한 행상 매서인 권서들의 발걸음은 전도의 첫 걸음이었다. 권서 사업의 목적은 사람들 의 손에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주어서 궁극적으로는 인격적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참된 하 나님의 말씀으로 믿게 하는 것이었다.54)
성서 반포 통계, 1911-1920
서울 종로에 본부를 둔 영국성서공회와 미국성서공회는 권서(매서) 제도와 지방의 보 급소와 서점을 통해 1910-1912년 3년간 1,430,491권의 성서를 반포했다. 1914년 미국성 서공회는 810권의 성경전서, 7,498권의 신약전서, 450,386권의 단권성서를 합해 총
51) 민휴, “성경 공부의 긴요” <基督申報>, 1919년 4월 30일.
52) 윌슨 대통령의 민족 자결주의가 1919년 삼일운동의 사상적 배경이 되었던 점에서, 밀러의 이 번역은 우회적 으로 삼일운동을 지원하는 의미도 있었을 것이다. 밀러는 1919년 9월 공의회 회장 자격으로 신임 총독 사이 토에게 “조선의 종교적 자유 청원서”를 올려 각종 종교 법규의 개정을 얻어내었다. 밀러의 청원서는 ‘문화 정 치’를 구상하던 총독부에 의해 상당 부분 수용되었다. 이 청원서의 원문 전체가 최근 필자에 의해 새로 발굴 되었다. (참고, 옥성득, 《대한성서공회사 역사자료집 3: 밀러 서신》, 대한성서공회, 2011.)
53) Hugh Miller, "Scripture Distribution," Korea Mission Field (Oct. 1911): 283.
54) Jones, The Bible in Korea or the Transformation of a Nation,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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